그리고 보면 새삼 신기할 것도 없다. 그간 마틴 스콜세지가 그려내온 비열한 거리의 뒷골목에선 항상 롤링 스톤즈의 음악이 흘러나왔으니까. " 이 영화는 '김미 쉘터' 가 나오지 않는 첫번째 스콜세지 영화다." 오죽했으면 베를린에서 믹 재거가 저런 농담을 쳤으랴. 그리고 보면 '디파티드'의 예고편 시작과 동시에 익숙한 허밍이 흘러나올때 반가우면서도 에라 또 저거냐.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말하자면 그건 각자 영화와 음악으로 한 시대를 관통해 살아온 두 거장들의 어쩔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교차점이다. 마티 또한 친히 쓴 라이너노트에서 스톤즈에 대한 오래된 애정을 풀어놓고 있거니와, 사실 이 기획부터가 스톤즈 팬으로서의 고백인 동시에 스스로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이기도 했으리라. 이 뜻깊은 기록에 발맞추어, 밴드 역시 빅밴드의 화려함을 터뜨리기보다는 심플하고 블루지한 톤을 굵직하게 잡아낸다. 셋리스트 역시 왁자지껄한 로큰롤을 최대한 자제하고 고전적인 블루스들을 채워넣었다. 버디 가이와 함께 무디 워터스의 고전을 연주한다거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 '홍키 통크 우먼' 의 경쾌함 대신 '리브 위드 미' 의 끈적함을 함께하는 식이다. 블루스로, 모든 것의 시작으로 되돌아간다. 우리는 이미 그런 광경을 마티의 필모그래피 어디선가 본 적이 있지 않던가? 감독 자신이 이미 기록했던 바대로, 그것은 곧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 되고, 인간의 영혼을 탐구하는 과정이 된다. 애초에 이 작품이 단순한 공연 실황쯤으로 끝나지 않으리란 짐작을 가능하게 해 줄 단서가 여기에 있다. 라스트 왈츠와 블루스 시리즈, 밥 딜런에 이르는 기록에 이어, 마틴 스콜세지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방향을 찾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멈출 줄 모르는 발걸음으로. 그리고 지상 최고의 로큰롤 밴드의 공연이 있다. 비록 그 현장을 직접 볼 확률은 없다고 봐도, 극장에서 롤링 스톤즈를 볼 수 있다는데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것도 마틴 스콜세지의 연출로!! 올 여름, 이 황홀한 만남을 극장에서 다시 만날 생각을 하자니 벌써부터 온몸이 부르르 떨려온다. 꽝꽝 울려대는 앰프와, 더욱 더 커다란 스크린에서. 부디, 스콜세지와 롤링 스톤즈를 아이맥스에서!! 2008.04 by wideaw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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