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이 흐르고 '영화'의 목록들은 쌓여간다. '2001 :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마침내, 스크린에서 보고 나오던 그 극장 앞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던 우리들 사이에서, 한 선배가 이야기했다. 아직 '웨스트' 의 그 크레인샷이 남았잖아. 어쩌면 결코 오지 않을 것만 같아서 몰래 머릿속에 그려보기만 하던 그 순간을 상상하면서, 우리는 언젠간 그 순간과도 만나볼 수 있으리라 조심스레 끄덕였다. 그리고 또 몇번인가의 기다림 끝에, 우리는 세르지오 레오네와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나는 기억한다. 그날 극장에서 스크린 가득히 들어찼던 사내들의 얼굴을. 레오네의 클로즈업을 신이 나서 떠벌리던 타란티노의 빛나는 눈을. 술집 앞에서 서성이며 누군가와 레오네의 영화를 이야기하던 어느 새벽의 웃음을. 이리저리 수식을 달고 이런저런 설명할 것 없이, 아, 그 장면!! 하나로 눈을 마주치고 웃어보이게 되는 영화. 오로지, 세르지오 레오네란 이름만이 해낼 수 있는 마법이다. 여느 심약한 감독쯤이로서야 어찌어찌 말로 설명해보려 쩔쩔맬 것들을 한 샷으로 담아내버리는 대담함. 그 누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웨스트'의 도입부 기차역에서처럼 카메라를 움직일 수 있으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레볼루션' 에서 혁명을 시작하고 끝내버리듯, 웨스턴이란 미국 대륙의 역사이되 서부의 탄생과 종말을 선언할 권리는 온전히 레오네에게 있음이라. 차마 말로는 다 못하고 말 그 담대함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우리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속 소년의 심정이 된다. 벽돌 하나 틈새쯤으로 힘겹게 넘겨볼 수밖에 없는, 미욱한 후학들의 힘으로서는 결코 가 닿지 못할 순수한 영화의 세계를 향한 심정. 레오네의 황야에서, 우리는 누구나 소년이 된다. 말은 아끼고 눈을 크게 뜬 채로, 세르지오 레오네를 만나자. 그 어느때보다 소년의 심정이 되어. 2008.07 by wideaw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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